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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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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2회 작성일 25-12-26 06:36

본문

불현 듯


  노장로 최홍종

 

아프고 서글픈 머릿속의 앙금을

다짜고짜 시라고 상기된 울상을 짓던 얼굴이

몰입에서 사고思考로 치열한 다툼을 거쳐

숨길 수 없는 나만의 어엿한 표현이라고

불현 듯 서슴없이 튀어나와

나를 움켜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천연스럽게 슬며시

고개를 갸우뚱 설레설레 흔들며

어리석고 외로운 가을을 그리며

험상궂은 얼굴로 다가오던 겨울을 마주한다.

밉다 정말 밉다 그 여름이

이마에 팥죽 같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죽자하고 달려 엉겨 붙은 그 진한 잔인함이 느껴져

도망치듯이 몰래 온 그 봄이 연두 빛 잎사귀의 새싹이

올해도 차곡차곡 순서도 없이

불현 듯 도둑맞은 것 같이 왔다

숨조차 쉴 겨를도 주지 않고

사뿐히 발길을 남기고 어리광 피듯이

통지는 하고 몰래가 아니고 얌전히 가시는가 보다.

 

2025 12 / 26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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