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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단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15회 작성일 21-12-10 23:21

본문

눈에 대한 단상

 

잔뜩 흐린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날이면

우울한 그때 기억이 소환(召喚)된다.

바람이 후퇴한 마을에는

이어서 화산처럼 흰 눈이 쏟아지고

아무런 대책 없이 서 있던 잡목(雜木)들은

체념한 채 순장(殉葬)된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산새들은

집 없는 하늘을 배회하다.

슬픈 노래마저 잃어버린 채로

초가집 처마 밑에 몸을 숨겼다.

마을이 설국(雪國)이 되는 날이면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슬픈 사랑의 노래는 눈꽃처럼 피었다지만

추위에 헐벗었던 우리의 그 시절은

한 문장으로 표현할 언어가 없다.

작은 꿈마저 앗아간 핍절한 삶은

눈에 묻힌 나무들처럼 고개를 숙이고

새봄이 오는 그날까지

움츠린 채로 체념해야 했다.

하얀 눈을 이고 서서 떨고 있는 나무처럼

짓눌려 주눅 들었던 우리는

오늘같은 날에는 가슴언저리가 저리다.

2021,12,12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색 나뭇잎 떨구어진 쓸쓸한 숲속
배고픈 짐승은 길을 떠나지만
송백의 푸르름만 겨울을 노래하는 동안
함박눈이라도 내려 하이얀 설국은 위로의 미소 보냅니다
마음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이면 찾아 오는 하얀 눈은 
흐린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날이면
찾아오는 우울한 그때 그 어떤
기억이 생각 나는가 봅니다.
오늘 아침 눈에 대한 단상에서
깊은 감명을 받으며 감상 잘하고
귀한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오늘도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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