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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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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4회 작성일 25-12-19 05:24

본문

장판을 걷다가 
      -  다서 신형식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이 간 바닥을 본다
     
삐그덕 거리는 목문을 열면     
문을 붙들고 서 있는 벽을 향하여   
손금처럼 번져 가는 삶의 금 긋기
육신을 눕혔던 잿빛 콘크리트 위로   
여섯 자도 안 되는 바람 같은 이력이
곰팡이 꽃으로 피고
가난이여, 너도 살아있노라
외로움의 시를 쓰고 있었구나

온, 오프에 익숙한  세상, 그 위로
술 한잔에 그네를 탔을 것 같은
더부살이 백열등이 히쭉 웃으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기억의 무리들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면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굳은살로 긁적대던 가난의 냄새들

손 없는 날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이 간 사람들의 길을 본다
지금도 갈라지고 있는
내 손바닥 위의 길을 본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한 아파트에서 이사할 때
장판을 들춰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바닥에 난 금 따라 싱크대에서 샌 누수로 인해
방 4곳 중 3곳에 곰팡이 세상이었습니다
아래 집까지 수리해줬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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