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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50회 작성일 20-09-18 00:51

본문

   어머니의 가을

                                            ㅡ 이 원 문 ㅡ


넣고 심고 뿌린 씨

덥다 하는 날에 그 잠깐

얼마 있어 저 찔레 잎

오그라져 떨어질까


빨간히 찔레 열매

더 붉어 볕 쬐고

봄날에 그 하얀 꿈

열매 송이에 담긴다


밭둑에 심어 놓은

애호박에 호박 넝쿨

동부에 팥 녹두는 얼마 전

소쿠리 가득 따 담았고


아직 먼 콩밭 옆

가지에 고추 퍼런 들깨

날마다 붉는 고추는

그렇게 따대도 따을 것이 많다


밭둑 넘어 보이는

볏 논에 누런 이삭들

저 논들 가운데 우리의 논

몇 가마니의 벼가 타작이 될까


참새 떼 쫓는 소리

누구의 목청이 멀어도 저리 큰지

이맘때면 여기나 친정이나

바쁜 일손에 모자라는 하루


식구가 다 모여도 하루가 짧고

날마다 고추 따 널기에 그 하루가 더 짧다

더 있으면 벼 베기에 더 바쁜 하루

누구의 집 품앗이를 먼저 해줄까


쉴참에 스치는 친정의 기억

나 어려서 알암 줍던 곳

그 나무들 그저 잘 자라는지

작은 바구니에 그 알암 반쯤 주웠고


감나무 밑 찾아가

달디 단 연시 그렇게 주워 먹었지

올려 보는 감나무의 빨간 연시

입맛의 그 미련 어떻게 참았을까


화둑 솥에 고구마 밤

김 서려도 더 기다려야 하는 시간

동생들 투정에 얼마나 속 상했나

여자라서 때려도 덤벼드는 동생들


엄마나 와야 한 몫 거들어 주지 않았나

이 나쁜 놈들 추억 속에 동생들

지금은 이야기 거리로 말 하면 도망가고

제 짝에게 이야기 하면 아주 숨는다


그렇게 가버린 날 흐르고 잊은 날

그러면 나머지는 잃어버렸단 말인가

지워지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

이 집 온지 엊그제 밭 양지 한 곳에 조용히 묻는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계절 중 농부는 겨울이란 농한기 있었으나
어머니는 사철 늘 변함없이 바쁘기만 하셨지요
올 가을은 긴 장마 탓인지 들깨마저  흉작
한가위에 앞서 농부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가을은 기쁨과 아픔이
혼합된 눈물의 가을이 아닌가요.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마른 날이 없겠지요.
그 놀라운 수고 아픔 힘들어도
힘들다 말도 못한 채 살아 오신
거룩하신 어머니의 가을
저도 불효자식이라 느껴집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행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어머니
누구나 그리워하고
추억이 가득한 이름 어머니
산딸기도 밭뚝도 고추도 고구마도 모두
어머니의 그림자를 담고 있지요
귀한 시어 속에 그리움 에 머물다 갑니다
아름다운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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