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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의 기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591회 작성일 20-03-22 05:48

본문

곤파스의 기억

 

한 밤에 일어난 구름은

노란 별들을 검은 보자기에 파묻었다.

첨탑 위를 달려가는 바람소리는

자식 잃은 어미의 규환(叫喚)이다.

스스로 투신한 빗방울들은

산산이 부서진 채로 아스팔트위에 쌓인다.

간판들은 억세게 몸부림친다.

가로등불도 연실 눈을 감는다.

하늘이 깨지는 소리에 섬광이 튀고

도시는 흑암 속으로 침몰한다.

그 밤 나는 사나운 사막 위를 걸었고

한 줄기 희망은 개미귀신이 끌어당겼다.

벗어나려 버둥거릴수록

의식은 어떤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 밤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밧줄로 나의 의지를 기둥에 묶었다.

흐르는 시간은 신()도 붙잡지 못한다.

아침은 어둠을 지우며 달려왔다.

두 개의 태양은 나의 눈동자에서 빛났고

그 아침은 나의 개벽(開闢)이었다.

그날의 사변은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다.

2020.3.22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profile_image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친 듯한 태풍이 지나갔죠
살다 그런 태풍은 처음 봤습니다
잘 견뎌 낸 우리가 대견스럽네요
공감하는 작품 감사합니다
무탈하신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새벽
곤파스의 기억에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조심하셔서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나가는 세월을
누구도 붙잡을 수 없기에
어쩌면 참으로 다행이지 싶습니다
찾아오는 고운 봄날과 함께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풍 곤파스의 기억을 하시나 봅니다.  온세상을 흔들어놓던 바람은  무서워 악몽에 시달려야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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