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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 그리운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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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류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89회 작성일 19-09-11 23:33

본문


바람 소리 그리운 날엔 / 류인순             

                             

 
바람의 고장
거제 학동 동남쪽 바다
이끼 옷 입은 고목 동백 숲과
그림 같은 풍차가 내려다보는 곳

초록 모자 눌러쓴 동그만 언덕
바람이 늘 주인 되어 머물고
하늘도 물도 에메랄드빛 눈부신
거제 바람의 언덕에 올라
싱그러운 바다 향기 한입 베어 물고
거센 바람과 힘겨루기하다 보면
묵은 체증 한 방에 날아가는 곳

살다가
한 번쯤 이곳에 와서
바다 건너 학동 해변 몽돌 구르는 소리
눈으로 마음으로 당겨도 보고
가슴속 파도 잠재워도 보고
두 눈에 자연의 아름다움 오롯이 담아
벤치에 앉아 한 박자 쉬어가며
바람이 바람 부르는 환상곡에
온몸 한번 묵묵히 맡겨 볼 일이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좋은 아침입니다.
바람 소리 그리운 날엔을 감상하면서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제도라 하니...
외람된 얘기지만 제 나이 25살 철없던 젊은 시절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사랑에 실패하고 절망적인 현실에 혼자 자살을 생각하면서
그때 돈 50만 원을 가지고 먼저 무궁화 열차를 타고 부산엘 내려갔죠.

바닷가에서 회 한 접시 안주로 술이 거나하여
택시 기사에게 예쁜 여자들이 있는 곳을 물으니 완월동이라는 동네로 안내하더군요..
실패한 사랑을 잊기 위해 다른 여자와 하룻밤을 잔 건 처음이었습니다.
밤을 정복하며 높고 낮음이라는 무한 반복의 날을 지새우고 나서
헌신적인 서비스로 충성하던 여자에게 물었죠.
말씨를 보아하니 서울쪽 아니냐 하니, 인천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먼 곳까지 온 이유를 물으니, 돈을 벌면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더군요.
(속으로 아하, 이 여자 몸이 잡힌 여자로구나..)
그녀가 샤워실로 들어간 사이 나는 10만원을 침대 위에 놓고 나왔습니다.
85년도에 10만 원이면 분위기 있는 돈이지요.

그 길로 생전 처음으로 거제도행 배를  탔어요.
가는 도중 배 후미에 몰래 가서  몸을 던져 빠져죽으리라 하면서..
스쿠류에 휘감기며 포말지는 급물살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니 바닷물에 빠지는 몸둥어리가 아니라
오히려 스쿠류에 내 몸이 휘말려 들어가 신체가 엉망이 되겠구나 싶더라구요.
온전한 시체로 남아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거제도에 도착하여 여인숙인가 민박집인가 하룻밤을 지새우며 많은 생각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생각이 많다는 건, 그거 주제가 아니지요.
결국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허탈감 절망감 속에서 씨름하면서)
보름이 지난 시간 어느 날,
그녀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온 겁니다. (날씬한 여름 원피스 차림으로) "오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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