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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걸음 무례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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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0회 작성일 25-09-15 16:03

본문

팔자걸음 무례한 씨


    노장로 최홍종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낌새가 느껴지고

조짐이나 움직임이 은연중에 알 수가 있으니

이미 허공중에 바람을 잡아 휙 지나간다.

우선 예의 없고 주위를 의식하지 않아

흐름이 무엇을 꼬집어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와도 대상이 애매하고 누구든지 상관이 없고

휘적거리고 쌩하고 보든지 말든지 듣든지 말든지

아랫도리는 어김없이 펑퍼짐한 무채색 반바지

어정쩡한 종아리쯤 닿는 헐렁한 잠방이 바지가

양다리를 넘실거리며 땅바닥을 툭툭 차며

배는 남산만한 집채가 공원 동네마당을 휩쓸고

아마도 삼겹살 소주잔이 탁자를 연신 두드리고

구성진 트로트음악이 숱하게 주위를 무시하고

주위를 통제하고 주변을 호령하고 누볐는지 짐작이 간다.

머리는 영어 알파벳 M자로 훌렁 벗어지고 들이대던 이마는

반질반질 잘 닦여져 고속도로가 휑하다

눈알이 부리부리하고 누가 말이라도 할 낌새면

노래가사가 구성지게 동네방네를 주름잡고

아침 정적이 찢어질듯이 쩌렁쩌렁하여 귀가 따갑고

누가 아무도 못 이긴다.

슬리퍼 질질 끄는 무례한 이 친구를.


2025 9 / 15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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