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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일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8회 작성일 18-11-16 17:49

본문

              


삽을 땅에 대고 꾹 밟으면

'사-압'하고 한 술

밥 뜨는 소리가 난다

하필이면 숟가락을 닮아서 일까


삽으로 밥을 벌어먹는 일이란

숭고하리만큼 정직한 일

허리를 구부려 낮은 자세로 임할수록

고봉으로 퍼지는 밥


평생을 땅을 파며 살아오신

아버지 구부정한 잔등에서

시쿰하게 풍기던 쉰밥 내도

그놈의 삽 때문이었겠지만


어머니 땅으로 돌아가시던 날

제일먼저 고봉으로 크게 한 술 떠

흙 덮어주던

어찌 보면 피붙이 같던

참 눈물겹고도 고마운 삽


이제는 늙은 우두커니가 되어

붉게 녹이 슬고 있는

한때 숟가락처럼 번득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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