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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동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26회 작성일 18-11-09 18:57

본문

   나무꾼 동무

                            ㅡ 이 원 문 ㅡ

 

동무야

달력의 겨울이 아니라

이제 추운 겨울이 왔나 봐

바람 한번 불어대더니

나뭇잎 다 떨어지고

떨어진 낙엽도 한 곳에 쌓였어

남아 있는 몇 잎은 너와 나를 더 춥게 하려고

팔랑거리며 눈길을 주는구나

바닥 드러난 들녘도 드러난 밭둑에 털어낸 들깨단도

그 들깨단 바라보니 따뜻하게 느껴지는구나

이제 찾아야 할 양지에 바람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

우리 밭둑 가는 길 그 냇둑에 고재박(베어낸 나무 밑둥)도 줄었더라

긁을 가랑잎은 어디가 많겠니 말림 산(주인 있는산)은 못가고

솔까레는 내가 어디에 많은지 보아 두었어

또 그렇게 겨울을 지내야 하는거냐

허기는 참겠는데 추운 것은 못 참겠어

아직은 있는 쌀 조금 더 지나면 아침 저녁으로 죽 끼니겠지

바람이라도 안 불면 얼마나 좋겠니

그 바람 때문에 눈도 안 녹고

봄 여름은 그만 두더라도 수수밭 옆 누런 들녘

메뚜기 참새 떼 떠나더니 그 잠깐 사이

차가운 바람이 나뭇가지를 털어대 바람이 알리는 겨울

그 겨울이 지게 걸머 지어주며 땔 나무 해오라 하는구나

굴뚝의 연기가 아니라 아궁이로 나오는 연기가 더 눈물 나오게 하고

동무야 오는 겨울 너와 내가 안 갈 곳이 어디 있겠니

눈에 찍히는 발자국 안 찍힐 곳이 어디 있고

지게에 얹질 따뜻한 아래목이 얼마나 무거울까

장작 팰 통나무 솔까레 가랑잎 냇둑의 고재박(베어낸 나무 밑둥)

가시 많은 아카시아 나무 눈 많이 내려 청솔가지

쌓아 놓으면 눈 많이 내려 나무광 바닥 드러나고

또 쌓아 놓으면 그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지

안팍으로 치워야 할 눈은 어떠 했고

그래도 보리꽁댕이 죽 한 그릇에 배부르니 좋았지

무우 구덩이에 무우 꺼내어 껍질 벗겨 먹을 무렵

화로에 묻은 고구마가 우리를 기다렸나

아니면 너와 내가 그 고구마를 기다렸나

내일 해야 할 나무 걱정에 눈 오나 문 열어 보며 먹던 고구마

하나 둘이어도 그렇게 맛이 있었지

눈 오나 보던 하늘 그 하늘에 별 총총히

달 뜨는 밤이면 뜨락에 어린 달빛

그렇게 밝고 밝았는지 그림자도 선명 했고

동무야 내일 눈 오면 고무줄 새총 가지고

뒷동산으로 새 잡으러 가자

꼭 가기로 하자

그리고 나무는 이 다음 먼 훗날에 더 많이 하자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꾼 동무이야기
대화하는 고운 시 
내일 눈 오면 고무줄 새총으로
뒷동산으로 새 잡으러 가자는 그리움이
가득한 시를 잘 감상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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