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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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끝에서 / 안희선
흐르는 세월에 내몰리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차가운 살 속 깊이 파고 듭니다
창 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가슴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해의 끝이
눈 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Auld Lang Syne
Happy new year 2018. Everyone!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내년에는 좋은 시간들 오겠지요.
가슴에 묻어둔 사연은 모두 잘 씻어
따뜻한 가슴으로 나누는 시간 되십시요.(__)
하영순님의 댓글
끝은 시작을 낳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한해 동안 감사 했습니다
좋은 꿈 꾸셔요
안희선님의 댓글
네,
박찬일 시인님,
그리고 누님 시인님..
다사다난했던 2017년도 저물어가네요
다가오는 2018년 새해엔
건강과 다복이 함께 하심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혜우님의 댓글
새해가 어느덧 또 오고 있습니다.
항상 해가 바뀔때마다 새로운 각오는 있으나
마음대로 안되어 큰소리 못 치고 또다시 희망을 바라고 있습니다.
제발 이제 작은 것이나마 이루어보면 참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