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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도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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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7회 작성일 25-07-10 15:56

본문

숟가락도 할 말이 있다


노장로 최홍종

 

때물이 줄줄이 묻은 시커먼 손으로

주르르 흘러나오는 눈물인자 콧물인지

허겁지겁 무조건 마구 퍼 넣기에

골몰했던 그런 불쌍한 때는

숟가락이 은근히 옆에 와서 묻는다?

비록 숟가락 몽댕이 두 개로 시작했고

사연도 슬픔도 많은 눈물 젖은 우리 내 살림

몇 숟갈이나 무엇으로 뜨셨는지

집안에 숟가락 몽댕이가 몇 개인지 빤히 아는

날씬한 길쭉한 한 모양새가

기품도 처량하게 살포시 누워서

호기심 눈을 살핀다. 그렇게 으스대고 배를 내밀만큼

남의 집 숟가락은 필요 없고

숟가락이 나의 것이어야 한다고 터무니없는 고집으로

줄에 매달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 사연을

꿈속에 영글어 자박자박 하얀 물거품이 바위의 머리를 친다.

주인 없는 길고양이 도둑을 한탄하며 수저통을 훔친디

금 숟가락을 입에 물로 나와야한다고

이유 있는 발자국 소리가 가지마다 앵두가 매달렸다

알고 보니 원망이 가지를 휘고 있다

빈 숟가락만 뿌드득 이를 간다.

 

2025 7/10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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