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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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에 대한 추억 / 유리바다이종인
벚꽃이 만발했던 어느 봄이었다
오메 자꾸 이라마 안 된당께요 아이고 엄니
우리는 절대 거시기하마 안 되지라
벌목된 반도에 다른 방언을 쓰는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나는 결국 밤새 거시기 했다
내가 그녀를 거시기한 것은 우리라는 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분명 캄캄 밤인데도 대낮처럼 밝기만 하였다
아침에 곤히 잠든 내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녀는 지워진 붉은 입술로 말했다
오메 자기를 와 인자 만났을까잉
나는 그때 비몽사몽 여러 꿈을 꾸고 있었다
거시기는 특정할 수 없는 고유적 암호다
거시기로 말하면 거시기로 알아라
연애도 아닌 것이 사랑도 아닌 것이
온갖 잡범의 사상이 이 땅을 물들이고 있다
니들이 거시기의 참 뜻을 아느냐
거시기는 통일된 의지로 참 거시기할 뿐이다 거시기 뜻을 잘 모르니까
거시기대로 살아갈 줄 모르는 것이다
니들의 목적을 위해 기껏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만 기분 나빠도
탄핵 내란죄로 엮는 방법 밖에 더 있느냐
너희가 연애를 아느냐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
마귀의 영이 사람 속에 들어가면 시키는 대로 하듯이
자기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온 지도 모른다
하여 그때 십자가 위에서 그분의 마지막 기도가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저들이 몰라서 그러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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