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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하루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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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얼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27회 작성일 25-03-15 11:03

본문

시인의 하루 / 박얼서

 

땅끝에 내려

다시 또 작은 섬에 내려

 

일출이 하루해 스위치를 켜는 일이라면

일몰은 이를 잠시 꺼 두는 일이다

 

빈둥빈둥

지루하지 않게

 

역사를 만든 건 영웅들이지만

신화의 탄생은 동네 사랑방이었다

 

생각 숲에 들어

깊숙이 빠져들어

 

잠깐 아침을 뽐내는 나팔꽃이 있는가 하면

어둠을 갈망하는 달맞이꽃도 있다

 

분함도 미움도 없는

광야를 헤매다

 

겨우겨우

골목길 출구를 빠져나와

 

아직도 잠 못 이루는 시인이 있다

깊은 밤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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