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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솔로(Free solo)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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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얼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0회 작성일 25-03-10 07:21

본문

프리 솔로(Free solo) / 박얼서

 

뫼(山)는 그에게 도전을 가르쳐 놓고

발가벗은 암봉으로 우뚝 서서 오늘도 침묵한다

믿을 건 오로지 촉수 뿐이다

그대의 손과 발이

깎아지른 절벽을 믿는 일이다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가

요세미티 국립공원 엘카피텐 암벽을 상대로

한판 승부를 겨루는 중이다

 

벼랑에 매달리는 순간

세상 모든 인연과의 소통은 끊어지고

숨소리만 남겨졌다

 

수직 절벽을 기어오른다

암벽은 여전히 냉정함으로 차디차다

유일한 소통은 신뢰 뿐이다

 

내려보던 날짐승들이 숨을 죽인다

흐르던 구름도 문득 발길을 주춤한다

 

호흡의 실수마저도

용서치 못할 만큼 극민한 순간이다

생사가 내걸린 싸움이다

 

마음 졸이던 산의 정령마저도

이내 두 눈을 감아버리고야 말았다

 

욕망과 공포가 서로 뒤엉킨 채

거친 호흡만이 메아리처럼 울려온다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온 건

손과 발 그리고 인간의 지능이 아니었다

인류의 위대한 투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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