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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눈발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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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6회 작성일 24-12-10 13:06

본문

초저녁 눈발이라도 / 박종영



한 해가 한 장 달력의 펄럭임으로 눈물이다.


봄꽃 흙길 밟으며 시작한 한 해

바람 불면 손 흔들어 강산을 환영하고

검은 구름 모이면 시원한 소나기를 마중했다.

문명과 명리의 유혹은 호된 마음으로 뿌리쳤고

​바람에 부딪히며 아픔을 삭이는 숲속 나무처럼

서로의 등을 의지하며 이겨낸 한 해

​그 끝은 이별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

초저녁 눈발이라도

빈 주머니를 채워주길 바라는 것은 

소중한 노동을 허비한 궁색한 변명이리라.  


수많은 강산을 넘고 넘어

지치지 않고 찾아오고 또 떠나는 한 해의 끝자락

초라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절실함을 숨기고,  


오늘같이 눈 내리는 날은

나도 부자가 되는 날 있을 거라고

으스대며 소리쳐 보는 데,

폴폴 내리는 눈발이 하염없이 비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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