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중리의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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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중리의 안개
이 강 로
새벽의 안개는 자주 해찰이다
안개 그 위에 또 안개
부풀고 남은 것들
시간은 서로가 무릎을 포갠다
이곳 호동골은 바람의 시간 쓰레기 매립장은 이젠 흔적 없어
코스모스는 꽃 머리로만 뜨고
폐선로 위로 다시 올 열차를 무작정 기다리는
저 고지식한 안개들
지금은 폐역이 된 주변으로만 줄 서서 무얼 기다리는지
새벽에는 새들의 욕심이 과하다
이곳저곳 나무마다 돌아다니며 자리를 미리 찜해 놓는다
나무들 허공으로 손을 깊게 뻗어서 영역 다툼이 한창이다
뒤로는 행치 봉의 그 둘레이니
해가 정상 점령하기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
그대가 이 안개를 닮았었는지 내가 행치 봉 닮았었는지
이곳 시간과 그사이 내가 행치 봉 잔뜩 등 구부린 생각으로
바라만 보다가 결국은 저 동부도로 건너지 못하고
폐역 근처에 남아 이런 안갯속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단지 안개 따라 말없이 그냥 기다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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