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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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 설
ㅡ 이 원 문 ㅡ
벌써 그믐
설이 다가오니 내 아이가 더 보고 싶구나
그것이 가서 잘하고 사는지
지 에비 없이 키운 자식인데
그 집에서 눈에 날 짓은 안 하는지
잘 해야 하는데 부지런하고
에미 하고 살 때와 같은가
그야말로 눈치 봐야 하는 시집인데
부엌 떼기로 키운 아이 뭐 가진게 있었나
그렇다고 남 가는 학교를 보냈나
다니다 만 국민학교가 다인데
한글도 제대로 못 깨우친 아이
에미 팔자나 지 팔자나 팔자가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안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겠나
운명도 그렇지 운명도 제 운명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재작년 장날 포목점 주인이 중매 선 내 아이
홀아비면 어떻고 늙은 총각이면 어떤가
나이 차이가 그래도 아이 낳고 잘 살면 됐지
이웃의 흉이야 몇 년 지나면 흐지부지 없어지겠고
짊어진 제 운명 누구의 운명이 매끄럽기만 할까
살다 보면 가시밭 길에 언덕도 있을 것인데
이제 저도 아이 하나 얻었으니 이 에미 마음 알겠지
여자 팔자 뭐 있어 그냥 그렇게 저렇게 사는 것이지
네 가슴에 맺힌 한 에미가 잘 안다 어떻게 하겠니
보따리로 떠 맏긴 어린 너의 그 운명을 누가 읽을까
그래 잘 살으려므나
올해는 엿도 과 놓고 뻥튀기도 튀겨 놓고
네가 잘 먹었던 산나물이나 무쳐 놓아야겠구나
식혜도 넉넉히 다려 놓고
괜스레 에미의 팔자 타령 애야 미안하다
죄가 되는 것 같구나 못난 이 에미의 죄가 되고 말고
네 팔자인 것을 어떻게 하겠니
그 보따리 하나에 들려 보낸 너
팔자는 그렇다 해도 좋은 운명의 길 걸으렴
이번 설에 꼭 오려므나 꼭 오너라
네가 먹고 싶은 것 많이 만들어 놓을께
꼭 와 ~
꼭 오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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