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잃은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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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잃은 기차
노장로 최홍종
기관사는 아직도 잃어버린 발 한 쪽을 줍고 있다
경 읽기에 정신 잃은 청둥오리는 공양시간을 잊어먹고
우산을 잘못 들고 나온 여인에게 손톱 깎기를 강권 한다
식탁위에 차려진 칠첩밥상은 요일이 이미 점령하고
시골 교회의 낡은 철탑위에는 새벽 종소리가 처량하다
쇄빙선 우람한 앞날은 얼음 고깔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아직 도착 하지 못한 영구차의 개찰을 막 시작했다
역사를 처음 지은 후 벽에 달린 괘종시계는
시침은 도망가고 분침이 시침을 이끌고 있다
금빛 테두리를 높다랗게 쓴 원뿔 역장의 장례식이
막 마치자 기차도 스르르 밀려들어온다.
눈빛이 멍한 초점 잃은 시선들이 우르르 들어와
양귀비꽃을 우직우직 씹으며 태풍이 밀려오나 우려한다.
대신 울어줄 울음꾼을 찾는 상주는 구두끈을 다시 조이고
이불 보따리를 짊어진 시골 늙은이는
이제는 더 이상 은유를 노래할 이유를 찾지 못하여
지난 강가에서 물수제비 날리던 소년을 기다린다.
기차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다.
2025 6/14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좋은 시 감사합니다 교회의 낡은 철탑 위에는 새벽 종소리가 처량하다
그 종소리 세월의 무게에 눌려 소리를 읽어 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 좋은 아침
노정혜님의 댓글
오늘은 참 좋은날
우리모두 사랑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상가집에 문상 가노라면
곡 소리 듣기 어렵습니다
예전엔 곡비까지 두었다고 하는데...
그나마 호상이면 기차 경적처럼 다행일 뿐입니다
행복한 유월 보내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