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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병에 바다를 쏟다 *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66회 작성일 25-06-16 09:11

본문

*물병에 바다를 쏟다*

 

노장로 최홍종

 

바닷가에 일터를 옮겨 귀촌하든 귀어 하는 것이

밀려오는 파도에 정기여객선 기다리다

코로나 독감을 접신하고 신열이 오를 때마다

정말 이유도 모르는 채 계속 꿈꿔왔다면

파도에 불을 당기고 굴복하고 말았지요

올해 초파일에는 꼭 사찰에 가서 향을 피우고

벌집에 차곡차곡 모아둔 겨울 먹이를

부처님 제단에 올릴 것을 막대기로 휘졌고

벌집을 들 쑤셔 큰 사고를 친 걸로 여겼지만

불량품이었고 가슴에 큰 구멍만 남았지요.

향냄새는 바닷가를 흐르고 나는 여름밤 긴 꿈에서 깨어 나왔지요.

담배냄새가 매웠고 물병은 파란 하늘을 우러러보며

네모난 두부를 차츰 차곡차곡 포개고 기다렸지요.

달빛의 상처는 진물이 흘러나와 만년설을 녹여

바다를 업신여기고 바다를 물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위의 동의를 깨닫습니다.

바닷 속에는 비린내가 심했지만 유리병속은 온화하지요

바다를 무작정 동경한 물병의 설득에

달빛은 환하게 내려다보고 마치 비웃고 있나하고

공동묘지에서 길 잃은 파도가 되어 야산을 헤매다

부자동네 파도 강둑에 고층 아파트가 어이없이 휩쓸려간다

나는 노랑 오픈카에 퍼질러 앉아서 소리도 나지 않은 손뼉을 치고

바다를 물병 속에 꼭 붙들고 있어야한다고 다짐한다.

 

2025 6/16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지치지 보면
문득 바다가 그리워집니다
실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에
그저 수행하듯 살아갑니다
행복한 유월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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