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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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목에게는
노장로 최홍종
받아 적어 둘 것이 많다
저 깊은 뿌리 속 후회는 슬슬 쏟아져 나오고
마른 시간을 안고 깊은 한숨이 땅속으로 스며든다.
지금 부터는 이름 없는 민둥산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지난세월의 풍성하고 도도한 연두 빛 화려한 춤사위에
속내를 감추고 보이지 않으려고 버둥거려 보지만
마치 불탄 볼품없는 벗은 몸으로
가슴마다 울분이 쌓이고 진한 고독의 후회가
나무의 등걸마다 소복소복 쌓인다
간간히 엄습하는 추위에 말도 못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을 흘러간 고향 속에 묻고
위를 쳐다보고 우렁찬 세력에 칭친도 없이
벗은 몸매에 혀만 끌끌 찰뿐이다
맑디맑은 새잎이 돋아날 땐 신기한 생명감에
울긋불긋 꽃잎을 달 땐 손뼉 치는 환호를
잘 영근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뻐기기도 했는데
그래도 화려한 단풍이 모양새를 흔들며 바람결에
손끝에 흥얼대는 여인들의 등에 올라타 추임새를 넣으며
자랑보다는 후회가 먼저고 아쉬움이 춤을 춘다.
2025 12 / 12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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