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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사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양현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631회 작성일 19-03-07 22:04

본문

어둠과 사귀다


양현주

 

 

어둠이 잘 보이도록 개안 수술을 했다

천지에 빛들이 환하여 내 눈

비로소 허름한 시장 바닥이 보였다

 

눈코 뜰 새 없이 빛을 먹어치우는 사무실

드륵- 드르륵 복사기가 던져주는 검은 글자

불빛 끝자리에 어둠을 인쇄하는 동안

내 손은 잠들지 못했다

 

한 줌 쌈지 빛을 펼쳐놓은 간이시장, 노상에

가난을 풀어 세일하는 할머니

땡볕에 앉아 디딤돌 없는 품목을 추천한다

 

계약 하나를 위해 햇살을 뛰어다니는 나무들

오후를 견디어야 하는 빈 봉투의 샐러리맨들

저녁불빛이 절망보다 어둡다

 

피곤이 조용히 다가와 허기에 젖을 물린다 

모로 누운 저녁 그림자가 길거리에 눕는다

 

어둠의 친구가 된 할머니

캄캄한 빛이 눈을 감고, 비로소

새로운 어둠이 눈을 뜬다

 

어둠은 아득한 시원에 닿아있는 가장 안락한 빛의 자궁



 

  * <우리시>  발표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둠이 있어 쉼이 있고
밝은 새벽을 맞이 하겠지요
긴 겨울 버텨내고
기어이 찾아온 봄날처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두움과 사귀어서
마침내 밝음을 찾아 쉼을 얻었네요.
어둠은 가장 안락한 빛의 자궁입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미세 먼지 조심하셔서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양현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덕성 시인님
미세먼지가 없어진 오늘 입니다
봄비 왔어요
오랜만에 반가운 비 였어요
안부 감사해요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현주 시인님 
댓글을 올릴 수 있음은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소중한것 같습니다 
같이 할 수 있는 공간 정말 감사합니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양현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정혜 시인님 어이쿠 무슨 그런 말씀을요
제가 너무 감사해요
서울로 가는 열차 안에서 안부 놓습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profile_image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대 셀러리맨의 삶과
가난에 내몰린 서민들의 삶을
글을 보며 눈에 떠오르네요
귀한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불금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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