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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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보!
시간이 우리를 제트기에 싣고 달렸소.
눈 깜짝 할 사이에 처음 보는 세상에 왔소.
발끝을 세우고 아등바등하다보니
얼굴에는 외꽃이 가득 피었소.
싱싱했던 새순을 무참히 꺾은 시간은
지금도 저 상자에서 돌아가고 있소.
신속히 날아온 우리의 시간은
처음부터 짐작했던 아픔과 수고뿐이었소.
하루의 이십사 분의 일을 팔뚝에 매고
아무리 엄지로 시침을 눌러도
갈색 기름종개처럼 빠져나가고 있소.
우리는 유독 바람을 두려워했소.
여름 장마는 더더욱 공포로 짓눌렀소.
그런데 시간이 우리를 세워준 일은
결과가 빚은 부조화와 모순이지 않소.
누가 태양을 허공에 세우며
오랜 세월에 뒤틀어진 고목을 살리겠소.
가망 없는 회귀(回歸)는 접어치우고
남은 날을 붉은 펜으로 손바닥에 새기며
우리에게 할당 된 시간이 얼마일지라도
지갑에 담아 허투루 쓰지 맙시다.
오늘도 허공에 시간이 한 뼘 남았소.
석양 노을 양떼 문양(文樣)이 참 곱구려.
2020.5.7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여보, 하고 부르면서 시작하는
사랑의 편지 너무 감명 깊습니다.
제트기에 실려 달려온 세월을 바라보면서
처음보는 세상에 왔으니 힘드셨겠습니다.
세상은 고해라하지만 살고 나서 보면
그것이 행복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저도 많이 느끼건 합니다.
사모님께서 무척 이 편지를 보고
좋아 하시겠네요.
깊이 감동을 받으며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행덕님의 댓글
아름다운 연서를 받으시는 사모님이 넘 부럽습니다
역시 시인을 만난 사랑하는 당신
아름답습니다 읽고 또 읽어 보고싶은 글
박인걸 시인님 멋져요.......^^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시심의 언덕에
마음 쉬어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살아온 세월이 탑을 쌓았습니다
부부보다 편한 정은 없습니다
곰 삭혀서 만든정이 깊은 정을 만들어셨습니다
석양노을 아름답습니다
건강하셔 행복을 오래오래 누리시길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부인께 전하시는 사랑의 편지
꽃 같이 아름다웠던 순간을 가고
이젠 외꽃이 가득 핀 날이지만
함께 살아온 날이 아름다웠고
살아갈 날도 아껴가며 알뜰하게 쓰시겠다는
아름다운 작품에 머뭅니다
고운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바쁜 중에도 다녀가심을 감사드립니다.
고운 댓글을 주시니 황송하옵니다.
모두 건필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