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고(禱告) > 시인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인의 향기

  • HOME
  • 문학가 산책
  • 시인의 향기


 ☞ 舊. 작가의 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시인 전용 게시판입니다(미등단작가는 '창작의 향기' 코너를 이용해주세요)

저작권 소지 등을 감안,반드시 본인의 작품에 한하며, 텍스트 위주로 올려주세요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작품은 따로 저장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또는 음악은 올리지 마시기 바라며,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합니다

☞ 반드시 작가명(필명)으로 올려주세요

도고(禱告)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49회 작성일 20-06-20 04:26

본문

도고(禱告)

 

밤꽃이 피는 언덕에는 바람이 불고

내 마음은 나뭇가지처럼 조용하지 않았다.

청색 모자를 눌러쓰고 뒷산에 올라

뿌연 동네를 내려다보며 간절히 도고(禱告)한다.

그 손에 이끌려 들어온 이 도시에서

내 삶의 절반을 전제(奠祭)물로 살았다.

나의 간절함을 짓밟는 미워하는 눈동자와

목에 핏줄을 세우며 쏟아내는 외침을

애써 외면하는 낯빛에도 낙망하지 않았다.

나의 이름을 지저분한 발로 누르고

내 호소를 종이처럼 구겨 시궁창에 처박아도

태연한 미소로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휘청거리는 사내들과

총명(聰明)을 잃고 밤새도록 배회하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아이들이

떼창을 부르며 버리는 아까운 시간들을

날마다 쓸어 담으며 안타까워했다.

문질러 얼굴을 곱게 꾸민 계집들이

촘촘한 카페에 온종일 퍼질러 앉아서

쓸데없이 세월을 갉아먹을 때면

가슴에는 화덕불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으며

넘어진 깃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그 꼭대기에 붉은 깃발을 달았다.

어느 날엔가 제정신을 찾는 날이 오면

저 깃발에 푸른 별들이 달라붙을 것이다.

나의 도고(禱告)는 애원으로 바뀐다.

2020.6.20



댓글목록

Total 27,344건 1 페이지
시인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3-20
공지 시향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5 01-16
27342 이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21:10
2734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17:12
27340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14:14
27339
민들레 새글 댓글+ 2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14:04
27338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11:04
27337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9:41
27336
여유 새글 댓글+ 2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9:20
27335
쉼터 새글 댓글+ 1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8:38
27334 박상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8:28
27333 박의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41
2733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16
27331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58
27330
달항아리 새글 댓글+ 3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27329 박상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1:50
27328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1:39
27327 정기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8
27326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8
27325
사랑의 하늘 새글 댓글+ 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8
27324
철쭉 새글 댓글+ 2
시앓이(김정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8
27323
그 목소리 새글 댓글+ 4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8
27322 갈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8
27321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8
27320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8
27319 박의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8
27318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8
27317 박상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8
27316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8
27315 박상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8
27314
풀어야지요 새글 댓글+ 1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8
27313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8
27312
시의 길 새글 댓글+ 3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8
27311
시인 새글 댓글+ 2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8
27310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7
27309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7
27308
바느질 댓글+ 1
갈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7
27307 류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7
27306
그대로 두라 댓글+ 4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7
2730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7
27304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7
27303
어머니의 밭 댓글+ 2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7
27302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7
27301
심경 댓글+ 1
갈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7
27300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7
27299
서시序詩 댓글+ 1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7
27298 박의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27
27297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4-27
27296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6
27295
아버지의 논 댓글+ 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