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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숲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472회 작성일 20-07-02 08:47

본문

한 여름 숲에서

 

상수리나무 어우러진 숲에는

뻐꾸기 뚜엣이 긴 여운을 남기고

산나리 꽃 외로이 핀 산등성에는

뭉게구름 한가롭게 떠 있다.

짙은 색깔의 잎 새들 사이로

여름 햇살이 간신히 비껴들고

지향 없이 달려온 골바람도

여름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 

이파리 빈틈없이 채워진 숲에는

포만감과 자긍심이 충만하고

싱그러운 생풀들의 짙은 향기가

향수 원액(原額)보다 농농하다. 

젊은 시절의 활화산 같던 내 꿈은

물푸레나무 진액보다 더 끈적였고

뜨겁게 달구던 청춘의 사랑은

쪽 동백나무 잎보다 더 푸르렀다. 

숲은 사춘기처럼 풋풋한데

노인은 병든 잎처럼 시들어가니

불끈불끈 일어서는 나뭇가지 아래서

고독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2020.7.2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profile_image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여름의 숲에 가면
그 울창함은 청춘과 같은데
이제 그 기백 다 어디로 가고
시들은 자신임에도 청춘을 갈망하죠
공감하는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상수리나무 어우러진 숲에는
뻐꾸기 뚜엣이 긴 여운을 남기는
한 여름의 숲에서
도리어 고독한 감정에 사로잡히셨네요.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칠월에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모든 것이 때가 있듯
우리 인생도 그런가 봅니다
지나온 날에서 배우고
거울 보며 느끼지요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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