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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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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941회 작성일 23-01-16 17:12

본문

 겨울 산책길


 정민기



 겨울 산책길에 내가 마주한 것은
 사납게 난도질하고 차갑게 돌아서는 바람
 힐끗 돌아보는 시린 눈빛을 애써 피하니
 찢긴 낙엽들 서글퍼서 햇살 한 줌 더 받으려고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어느새 서녘 하늘엔 황토로 염색한 티셔츠 한 벌
 그리움과 사랑으로 겨울이 아랫목처럼
 따끈따끈하게 지펴지고 있다
 허리 굽은 나무 한 그루 뒷모습은 마을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실루엣처럼 보인다
 숲의 푸름을 내다 놓는 산새들의 노랫소리
 저녁 식사하러 낙엽이 바람에 이끌려 몰려간다
 하늘에는 두둥실 뜬 추억 한 점 보이지 않고
 윙크하느라 그대 눈빛 하나 반짝거리고 있다
 물 흐르듯 흐른 세월 언제 벌컥벌컥 마셨는지
 아직도 인생은 목이 마르다
 추억 한 줄기에서 꽃향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나무 대문 나선 지 오래되어 늙은 낙엽 한 장
 오늘도 취한 얼굴로 바스락거리며 걷고 있다
 노을처럼 타오른 그리움은 금세 재가 되어
 눈앞에서 씁쓸한 고독 한 모금 삼키느라 애쓴다
 통꽃 눈물 떨어뜨리면서 서럽게 울어대는
 동백나무 곁에 한동안 저녁별처럼 서 있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 여름, 코로나 백신 후유증이 가라앉으면 고흥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용광로 같은 시의 원천을 찾아도 볼겸 해서요.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에도 주변을 산책하노라면
조만간 피려는 동백의 꽃망울
겨울비에 녹아내리는 잔설
줄에 묶어 짖어대는 개까지 다 소중하지 싶습니다
새해에는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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