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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보며 흉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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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957회 작성일 23-01-20 14:08

본문

흉보며 흉내 내기   /   노장로  최홍종

 

올해 일흔 일곱 되는 상군 할머니 해녀가 한 번 자맥질하고

사정없이 단숨에 물 위로 올라와 나와 보니 육십오 층 스카이라운지이다

해녀 학교 다니는 이제 열여섯 살 된 여자 아가씨가

굉장히 놀라 어리둥절하여 소비자보호 센타에 의논하니

백화점 높은 분에게 신고를 하라고 꼬드긴다.

수학여행 온 지방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방송에서 나온 뉴스에

중국이 미국과 합작하여 대만을 민주주의 운운하며 집어삼키려고 한다고 호들갑이다.

중국제 제품이 온 상가를 다 정복하여 뉴스에서 설왕설래 한 것이 오래다

그러나 현실은 시장과 쇼핑 센타에서는 우리 국산제품이 온 천지에 판을 치고 있으니

이제 겨우 해녀일 배운 총각이 바다에서 물질하고 들고 나온 것은 예상하기 힘든

손에 든 것이 모두 주물럭거리는 찰흙처럼 종이 인형이고 상상할 수 없이 음침하다

방송국에서 시청률 올린다고 방송의 끝 부분에 시청자에게 나눠 준

쇼핑백 속에 처녀시절 입었던 수영복이 문어처럼 스스럼없이 기어 나온다.

이건 필시 해삼이나 전복이겠거니 하고 예상하나

나온 것은 무지갯빛 아롱진 추억이 뚫고 나와 모두 기가 차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것은 한여름 밤 이상기온으로 열대야로

모두 밤잠을 설치고 마당에 나와 꽹과리를 두들겼다.

그래도 동네사람들이 이해한다고 하는데

천장에 매달렸던 선풍기는 내려와서 멋지게 자진머리 음악에 맞추어

덩실덩실 동래학춤을 추고 갈 때는 동래파전도 별미로 꼼짝없이 시식한단다.

에어컨에게 미안하다고 손사래치고 무대를 속삭인다.

아무도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고 바다 파도 타는 연인들은 모두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병원의 점심시간에 맞추어 입원하고

간호사들은 조금 늦게 도착하여 환자에게 칭찬을 듣고 담당의사는 머쓱하다.

사실은 의사도 해녀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건강검진을 자주 받으라고

호통치며 망신주려고 하지만 체육대회 출전한 선수는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대화는 막히고 이해도 안 되고 이혼하는 것이 좋은 결론이라고

의뢰인은 변호사와 합의한다.

내가 무슨 소리를 했으며 잠은 바로 잤는가? 

흉보고 흉내 내는 것도 참 어렵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잡해진 세상에
수많은 법만 양산 되어 어찌 할 수 없이
결국 변호사에 의존하게 됩니다
본인이 변호사인데도 다른 전관예우 변호사를 선임하듯 ...
즐거운 설명절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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