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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가 쫑알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54회 작성일 23-02-07 14:20

본문

샹들리에가 쫑알대다  /  노장로  최홍종

 


그간 살기 바빠 이친구들 눈길 한번 못주고

까마득하게 잊고 살다, 팔 아픈 녀석을 다시 고쳐주다

천장에 매달린 저들의 어려움을 인제야 깨닫는다.

이 친구들에게 살갑게

따듯한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아직도 나를 반긴다.

불평 한마디 없이 용캐 견뎌내고 오늘도 거꾸로

남정네들이 아니, 아가씨들이 저희들끼리 잘도 살아왔는가 보다

춤추고 노래하며 어둠속을 잘 참아주고

아침에 일어나 내가 기지개켜면서 아는 채하면

할 말이 많다고 서로 앙탈투정 소란이 난다

어젯밤에 옆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대판 싸웠고요

앞집에는 샤워하고 물 잠그는 걸 잊어먹고

물이 밤새 흘러 야단이 나고요

뒷집 인사성 없는 딸이 배꼽을 내놓고 용감히

한잔하고 늦게까지 소란을 피었어요.

웃기고 있지요? 잘난 딸애의 술주정 가관이더라고요.

적막강산 어둠속에서 이 녀석들 하는 일이

동네일에 귀를 쫑긋 세우고 어젯밤에도

시시콜콜 다 외어두었다가 자기가 먼저 한다고

아침마다 무슨 넋두리인지 고자질인지

나는 꾹 참고 들어주면 저들끼리 숨찬 줄도 모르고 읊어대네요.

밤새 어둠속에서 그렇게라도 사는 재미니 들어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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