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그림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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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그림을 그리다 / 노 장로 최 홍종
얄팍한 부드러운 면사포에 쌓인 그녀의 속살
상상만 해도 어지러움 증이 날 것 같은데
근엄하게 버젓이 큼지막한 글씨들이 바위에 새겨 져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지만
어려운 음각 글자들이 무슨 의미인지
쉽게 읽지도 알지도 못하여 입술을 데이기도 하며
호호불고 눈짓을 주며 끙끙대지만
말릴 사이도 없이 맛이 후다닥 뛰어나와 입안에 들어서면
쏜살같은 추억이 인정사정없이 다가오며
고기인지 김치인지 야채인지 금방 알 것을
시골 덩그런 대청마루에 손들은 씻었는지 빙 둘러 앉아
시집가서 예쁜 딸 낳으려면 소박맞지 않으려면
예쁘게 빚어야 한다고 협박인지 권유인지 명령인지
무섭기 보다는 웃기는 그 옛말이 그 옛날이
그 정겨운 토닥거림이 말이 씨가 되었는가?
속이 훤하게 비쳐 나와 부끄러운 속살이
그 얇은 막 속에 차곡차곡 마음과 정성을 담았다
저 멀리서도 은은하게 동네를 휘졌던 냄새들이
이집 저집 작은 소반에 담아 몇 개 인심을 돌리면
기다릴 짬도 눈치도 없이 한입 덥석 깨물고
코와 입은 빙그레 눈은 핑그르르 추억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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