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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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그믐
ㅡ 이 원 문 ㅡ
섣달 그믐이라
네 모인 식구들 대견 하구나
너희들 다 어서 생겨났니
법이 무섭지 그래도 명절이라 다들 모이는구나
큰 놈 작은 놈
그 속에서 생겨난 새끼들
시집간 년은 시집살이에
초이튼날이나 제 새끼 데리고 오겠지
어멈들아 뭐하니
어서들 움직여 아궁이에 불 집히고
큰애 너는 다락에 올라가
작년 봄에 말려 놓은 나물 꺼내고
작은애 너는 쌀 꺼내
뒤주의 쌀 넉넉히 꺼내어 박박 씻어
작은 솥에 쌀 앉히렴
식구들 많으니 밥 좀 많이 하거라
그리고 둘째 너는
나 하고 일좀 하자 떡도 썰고
아범이 윗목에 술독 꺼내오면
나 하고 술 걸러야 돼
술지검일랑
당원 넣고 비벼서
새끼들 먹이려무나
달착지근하니 잘 먹을거다
뭐가 빠졌나 뭐지
다른 주점부리 엿 초청은 과 놓았고
오 내가 할 일이 따로 있지
장독대 둘러보고 부엌에 들어가 잔소리 좀 하자
바쁜 이 그믐이면 모인 식구에 좋기는 한데
어느 한구석의 마음은 비어 춥고 왜 이리 쓸쓸한지
보내야 할 또 한 세월이라 그런가
훌쩍 떠나는 저 아이들 가는 초사흔 날에는 또 빈집일 것인데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시끌벅적한 명절의 풍경 속에
내리사랑은 가이 없이 이어지고
아이들의 웃음이 천국을 만들지만
훌쩍 떠난 자리는 허전하지 싶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누구보다도 할머니으ㅢ 사랑이 대단합니다.
설이 다가오면서 더 간절해지는 할머니
정말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시인님
귀한 시향에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되시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