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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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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47회 작성일 24-06-1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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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알레르기 / 유리바다이종인



내 기억으론 7살 때였어
가을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면 땅을 파헤쳐 정체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렸어
흙담 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아버지는 회초리를 들었고
엄마는 나를 끌어안고
고마 됐구마, 아들 하나 있는 거마저 죽일랑교?

그때는 가는 곳마다 나비의 무늬가 화려했어
빛깔대로 다 잡아 살펴보고 날개를 하나하나 뜯어보았어
뱀 들쥐 박쥐 손에 닿을 듯 쏟아져 내리던 밤하늘 별도
긴 장대로 휘두르면 우수수 땅에 떨어지곤 했었다

40대부터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 병원을 오래 다녔지
선생님, 피부에 자꾸 예쁜 나비가 돌아다녀요
뱀이 기어 다니고요 별빛이 문신처럼 나타났다 사라져요
미치겠어요 제발 약 좀 처방해 주세요
내가 때리고 죽였던 옛날 것들이 자꾸 꿈에서도 나타나요

먹고 바르고 약이 소용없었단다
그때 나도 모르게 내 몸에서 글이 나오기 시작했어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눈물이 종이 위를 적시곤 했었는데
차츰 피부에 동양화 같은 문신의 그림들이
하나둘씩 지워지기 시작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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