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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1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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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59회 작성일 24-07-13 00:52

본문



1985년 11월 초 / 유리바다이종인



나무에 물든 단풍잎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수면제 50알 25도 소주 5병 

문을 걸어 잠그고 커다란 고무대야에 첨벙 손목을 그었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3일 후 눈을 떠보니 

웬 아가씨가 안개처럼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제 정신이 드세요


나는 링거병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소리까지 다 들었다

아버지 어무이가 문을 왈칵 열었다

아이고 이놈아 니가 살았구나

니가 와이카노 어이?


떠나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 있고

떠나기 싫어도 가는 인생이 있음을 처음 알았다

창밖에 단풍이 너무 현란하다

나 시끄러운 거 너무 화려한 거 싫은데


간호사가 커튼을 닫아주었다

나는 한 뼘 정도만 열어달라고 했다

단풍잎은 없어도

간혹 날아가는 새라도 보고 싶다 했다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詩를 풀어헤치면 수필이 되고 소설이 되고 시나리오가 되고도 남는다
시인은 대부분 이를 모른다
문학은 비록 정함은 있을지언정 한 곳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모든 장르는 시인의 시에서 나온다
시인이라면 기본 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글이든 나오는 글이어야 한다
아무도 이를 막을 수 없다
왜냐하면
세상 어떤 글보다 시인의 글은 맑고 선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씨잘데기 없이 장난질 일삼고 독자를 어지럽히지 말아야 한다
그 죄가 고스란히 갑절로 너에게 돌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입으로 뱉은 말에 책임도 못 지면서
어찌 독자에게 진실을 요구하겠느냐  말이다
詩에는 나이와 연륜이 굳이 필요 없다
왜냐하면 詩는 자연발생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구심 내지  이의 반론을 제기하실 분이 있다면
언제든 누구를 무론하고 반론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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