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파리/ 손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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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124」
거룩한 파리/ 손석호
가격이 폭락해 팔지 못한 과일을 싣고
공판장에서 되돌아 나오던 농부
교통딱지 떼이고 있다
안전벨트 미착용이 삼만 원이라는데
자두 한 박스가 삼천 원이라며
자두 열 박스로 맞바꾸자며 실랑이한다
때마침 범칙금 통고서 작성 판에 앉는
파리 한 마리
......
파리 쫓듯 연신 손 내젓는 교통경찰
저만치 멀어지는
1톤 화물차
2025 시집/ 스파이더맨 12쪽
(시감상)
농작물 가격이 대란이다. 어느 것은, 작년 대비 절반 아래로 하락하고, 상승하고, 이상 기후로 인해 예측이 불가능한 농사일이 된 것이 많다. 정부에서 비축 물량 등으로 가격 조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유통 단계의 부조화로 인하여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격 갭이 크다. 과일을 키운 어느 농부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자식 같다는 말. 돈의 가치를 떠나 작물을 키운 몇 달의 고생이 물거품이 된다면, 거기에 덧대 범칙금 통고장까지 얹어준다면 운수 좋은 날이다. 너무 운수가 좋아 헛웃음만 나온다. 내년엔 정말 운수 좋은 날이 되길 바란다. 1톤 화물차, 자두 아저씨.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손석호프로필)
경북 영주, 공단문학상, 무등문학상 작품상, 시집 (나는 불타고 있다)(스파이더맨 –2025)

손석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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