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 최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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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근의 아침을 여는 詩]
싹 / 최정신
뒤 베란다 상자를 펼치다
놀라워라, 냉골의 빙점에서
물 한 모금 빛 한 점 없이
옹이마다 꼼지락 이는 광휘의 싹
서로의 맨살을 비벼
주고받았을 처절한 생의 사투
[詩 감상]
차가운 상자 속에서
감자는 오래 몸을 접고 있었을 것이다
기다림에 지칠 무렵,
빛도 물도 닿지 않는 자리에서
흰 싹은 먼저 아픔을 밀어 올린다
주름진 껍질을 비집고 나온 여린 싹에는
오랜 견딤의 시간이 묻어 있다
그들은 서로의 몸을 기대어
체온 없는 밤을 건너며
싹은 방향을 스스로 정했을 것이다
냉골의 바닥에서도
생은 포기 대신 작은 광휘를 택한다
그렇게 자란 싹은
결코 풍요를 말하지 않고
생에 대한 의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글 / 양현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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