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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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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9회 작성일 16-10-20 11:20

본문

배고파 좋은 날

어제는 지하철역 바닥 대리석에 묻은 때를 사각사각 먹었습니다
아직 배가 고픕니다
내일은 빌딩 엘리베이터와 그 옆에 숨겨진 계단 모서리 빛나는 알루미늄을 이미 먹었습니다
허기가 긴 도로에 깔리면
오늘은 버스 유리창에 기댄 투명한 그대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래도 배고픈 기억 그 징후는
시계추 같은 무료한 권태
날것으로서 희망의 그림자였기에
사랑스러운 오늘이 있다는 사건,
사건이 반복됩니다
배부르지 않아도,
잠자리 편하지 않아도,
욕망이 거세되는 꿈에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봅니다 
동그란 알몸처럼
여전히 배는 고파서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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