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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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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841회 작성일 16-09-23 11:32

본문


  바람


  정민기



  잠시 휘청거리던 바람이
  쓰러지자 그 기세가 잦아들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햇빛
  벌레처럼 지구를 갉아먹고 있다
  공기 중의 무언가가 쓰러진
  바람을 일으켜 세우려고 한다
  그것은 아마 산소 같았다
  어디서 불어왔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다
  쓰러진 바람이 굶주린 개가 되어 일어났다
  혀를 날름거리는 바람이 시원해졌다
  눌러앉아 무언가 모의하던 먼지가
  그사이에 놀라서 달아나고 있다
  밥그릇에 어머니가 꾹꾹, 눌러 담는 걸
  바람처럼 기대어 보고 있었던 기억
  떠돌이 악사의 기타 연주에
  삶의 애환이 고봉처럼 담겨있다
  가을밤 은하수에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
  파도는 보이지 않고 바람이 보였다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시가 성시의 깊이로 점점 심오해지고 있다는 건 책벌레도 점점 산소를 깊이 들어마시고 있다는 증거. 산소를 양껏 들이킨 그 벌레가 산만큼 커지는 날엔 세상이 화들짝 놀라 강도 10 이상의 지진이 일듯...

파도는 안 보이고 바람이 보이는 경지이니
다음엔 뭘 볼까 기대됩니당^^

제목을 그 흔한  '바람' 말고
좀 특이한 게 없을까?

예로 '풍' 豊, 風, 또는 正風, 등등...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은 좀 간소하게 하고 싶다오!
풍을 생각하면 풍이라도 걸린 것 같아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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