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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도 없는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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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6회 작성일 16-09-04 00:03

본문

그 무엇도 믿지 못하는 불신을 믿고

자신은 이기적이면서 착한 사람만 좋아한다.

만사 지긋해 하면서 할 일 없는 걸 걱정한다.

돈 때문에 앓았으면서 그 돈으로 산다.

남자로 태어나 더 유리한 육체적인 힘을 누렸으면서

여자의 고운 선을 부러워했고

그런 더 유리한 육체적인 인내를 가졌으면서도

지키고 싶던 걸 지켜주기 전에 먼저 쓰러졌었다.

뭣 때문에 다시 버티고 숨 쉬는지 잘 알면서
미쳤지, 방해물이라 생각했다, 내 가족을.

삶이 지쳐 백 년도 살 맘 없으면서

사랑엔 영원히란 말 써버렸고

곁에 있으면 안 되지만 사랑하였
이뤄질 수 없단 걸 깨달아도 꿈을 꾸었다, 깨도 꿈이었다.
끝이 없는 몽환 탓인가, 아프면서도 아픈 법을 모르고

기쁠 때도 이 순간이 길지 않을 거라 슬퍼하고

세상 다 슬펐으면서 시시한 것에 또 웃었다.

시시한 것에도 웃어야 목이 성한 나는 철저히 을이었고

조각가였다, 제 얼굴을 깎아

정수리와 사면이 거짓인 사람이었다.

가마를 보여 깍듯이 인사할 때도 사실 하고 싶지 않았고

꿋꿋한 척 고개 안 돌려 옆모습으로 일관한 것도

널 바라보지 않은 것도 진심이 아녔다.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전 더 일 할 수 있습니다, 뒤통수로도 연기 했다.

거울 속의 무표정을 뚫어지게 보다가 묻는다, 너는 정말 내 편이냐고.

나한테조차 괴리를 느끼는데 남한텐 또 얼마나 낯설고 두려우야, 울지 마라.

거울이 운다, 내가 우는 게 아니라, 거울이 울었다.

거울이 우니, 나도 운다, 내가 우는 게 아니라, 거울이 운다.

거울에는 소리가 없다, 약하면서 안 들키려 센 척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다, 그 울음은.

어쩌면 센 게 맞지만 여린 부분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다, 그 울음은.
오늘 밤은 유난히 환부 없는 무형의 상처가 깊군.

환부 없는 상처라니, 무엇 하나도 역설이자 모순 아닌 게 과연 무엇 하나도 역설이자 모순 아닌 게 과연 무엇 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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