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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권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20회 작성일 16-09-05 12:46

본문

벌초 .1 /긴고랑 권창순

 

잘 익어 이 세상에 툭, 하고

떨어지고 싶지 않은 열매가 어디 있을까.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제초기 굉음이 잉잉거리며 익는다.

칼날에 잡풀들이 쓰러지고

황당한 듯 집과 놀이터를 잃은

풀벌레들은 도망친다.

땀도 놀라 내 얼굴에서 미끄러져 달아난다.

잠시 향긋한 풀 향기를 코로 만지며

고모부의 제초기를 따라다니며 풀을 치우는

아들을 설익은 뒷모습을 바라다보니

누워계신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길이

늘 다독거려주라고

나의 어깨를 다독거려 주신다.

얼른 잠자리가 날아간 하늘을 바라다보았다.

두 눈망울에 고인 눈물을

한 방울도 흘리고 싶지 않았다.

두 분과의 추억과 가을햇살과

가을바람과 가을하늘을 퍼 넣고

그리움으로 곱디곱게 말리고 싶었다.

언제나 풀 향기 가득한 사랑의 꽃잎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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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레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레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어라 표현 할 수 없을만큼 뭉클해지는건 왜 일까요?
단지 일년에 한번하는 일이지만 그 일이
참으로 힘들고 고단하지만 내려주신 보답에 미치지 못함 때문일까요?

멋진 풍경 멋진 시상앞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십시오 권창순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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