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1] 내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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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기억(記憶) / 안희선
- 시간은 미래로 부터 현재로 흐른다 -
현재의 행복을 위하여,
오랜 미래의 슬픔이 준비된다는 것은
눈물에나 견줄 수 있으리
반짝이는 고향을 버리고,
새벽에 사라지는 별들은 안다
외로운 운명으로 솟은,
우리들의 고된 이야기도
세월 속에 풍화(風化)되어 사라질 것을
우물 안의 모든 나무는 고독하다
보이지 않는, 내일의 기억까지도
"Opus", Piano solo version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좀 슬픔이 느껴지는 문장들입니다.
오늘만 같아라, 그런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쓸쓸함을 견디며 사는 건 아닌가 싶어요.
미래를 미리 불러 현재로 놓는 일, 가능하지 싶습니다.
'우물 안의 모든 나무는 고독하다'
물그림자가 그렇고 우물이 감옥이라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늘의 별빛들은 먼 미래를 출발해서 우물가에 쏟아지는 건 아닌지.
추보식을 역류하는 시선으로 읽었습니다.
먼 곳에서도 시원하고 상쾌한 날, 건강한 날 지으십시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운명론 따위는 신봉하지 않았지만
- 즉, 사람의 운명이란 건 자유의지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입장
따라서, 인생은 그 어떤 정해진 시나리오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근자에, 더욱 엉망이 되어가는 제 모습 (눈도 하나 멀고)에서
그 생각에 다소 변화가 왔다고 할까요
삶이란 어쩌면, 미래의 아픈 기억을 날마다 조금씩 소환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물론, 지금까지의 생이 행복충만한 삶이었다면 내일은 또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정해진(?) 미래의 기억을 소환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죠 -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고
생각의 한 꼭지를 그렇게 틀어보니, 오히려 맘은 편안해지더랍니다
아무튼, 우리 모두는 生이란 우물 같은 감옥 안에서 정해진 빼꼼한 하늘만 보고 가지를 뻗어가는
외로운 나무가 아닐런지
(삶이 이렇게, 더 이상 즐거울 순 없어! 하는 사람들은 빼 놓고)
시제와 동명인 일본영화가 있더군요 - 뒤늦게 DVD로 보았다는,
좋은 직장에서 제법 잘 나가던 부장이 어느 날 갑자기 알츠하이머 증세가 와서
지금껏 힘들게 쌓아왔던 인생, 소중한 행복으로 여겼던 자신의 인생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갈등의 아픔을 말하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
그 영화 주인공에게도 맘을 편하게 먹으란 얘길 하고 싶어 집니다
삶의 기억을 간직하던, 그 기억을 상실하던 간에
결국 이 세상에 빈 손으로 혼자 와서 빈 손으로 혼자 가는 일은 똑 같은 것이기에...
부족한 글에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김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