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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6>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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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3회 작성일 16-06-11 10:15

본문

 

 

 

 

신발

            김기동

 

 

나를 키운 건* 신발이다

고무신이 나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더니

시냇물에서 물장구 놀이를 가르쳤다

신과 발이 점점 커지자 내 키도 자랐다

중학교 때는 학생화로 공부를 시켰고

운동화로 신체 단련을 시켰다

스무 살 즈음에는 군화가 나를 명령하고

처음 마련한 신사화가 직장생활을 시켰다

퇴직 후 평상화가 나를 평생교육원으로 안내하고

가끔은 등산화가 산으로 끌고 다녔다

그것으로도 속이 차지 않았던지

컴맹인 나를 컴퓨터 교실로 끌고 다녔고

요즈음은 어느 시인의 신발을 얻어 신었는지

나를 시 창작교실로 끌고 다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을 키운 건 신과 발이다

 

 

 

*서정주 시인 자화상(自畵像)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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