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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뜨는 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2회 작성일 16-05-22 23:55

본문

사막에 뜨는 별

 

 

고향을 떠난 타인들이 산다

회색 달이 떠오르고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의 웃음소리와 빨간 꼬리를 가진 전갈

허물 벗은 뱀이 돌아눕는 불모의

 

태양은 욕망을 덥혀 시간마저 부서지는고단한 사막에서

오아시스의 신기루를 보았다

새로 맞춘 누진다초점 안경을 썼을 일이었다

뿌연 고층 빌딩 사이로 전에는 보이지 않던 별이

현기증 나게 빛나고 있었다 눈물이 나왔다

내게 남아 있는 별이 있었구나

 

퇴근 시간은 지났고 빌딩 위로 뜨는 네온의 둥근

빨간 꼬리 가진 전갈들 모여 춤추는 모래

월광이 젖어드는 모텔 은밀히 꺼지는

아직 집에 가지 않은 허물 벗은 뱀들은 귀가 짧다

전철역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에 담긴 별을 마신다

부딪히는 술잔 사이로 사막의 하루가 접힌다

뉴스에선 어제처럼 충격과 배신과 패륜이 흘러나오고

거리의 골목을 빠져나온 그림자 넘어질 휘청거린다

 

하늘에 누각된 . 하나하나에 . 사랑을 걸고 가족을 걸고 연봉을 거는데

 

하나가 나의 목숨을 하나가 모자란다

빈혈로 어지러운 하늘 걸지 못해 흔들리는 불빛

.빈자리 없는 전철이 종착역을 간다

종착역은 사막의 시작과 양쪽에 있다

되돌아가든지 끝까지 가든지

 

빈자리 하나가 생겼다 앉을까 하는 순간 재빠른

하이에나 마리 뼈다귀 채가듯 자리에 앉는다

먼저 차지하지 못하는 자가

그렇듯 긍정하는 삶에 기대어 실려 간다

언젠가 걸어 놓을 별자리 하나 비겠지

 

차창 가로등에 매달린 별이 따라오고

아빠를 기다리다 지쳐 까무룩 잠든 얼굴이 안경 속에 고인다

안식의 침상에는 지친 영혼이 뒤척이다 잠들고

아빠가 사온 과자 봉지, 침대 머리맡에 떨군 한 방울

초록 책표지에 떨어져 반짝이는 별이 된다


바람의 발자국 모래언덕 위로 길게 남은 새벽하늘 .

끝까지 남아 빛나는 별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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