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지 2] 그날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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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초상 / 테우리
말간 국이 뚝배기 하나 가득이다
큼지막한 달고기 한 덩어리에 구름미역들 뭉게뭉게 떴다
한참을 떠먹어도 그냥 그대로 그만큼이다
어느새 흩어지는 구름사이로 하얀 쌀밥이 고봉으로 피어오르고 따라 조상님들 제삿상이 차려진다
허기를 달래며 군침 삼키던 그날의 고깃국이 저만큼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꾸벅꾸벅 자정이 넘어야 어디선가 지켜보던 고깃국 주인은 비로소 그것도 잠시 고개를 숙인 사이
숭늉을 적시자마자 귀신처럼 사라지고, 그제서야 허겁지겁 곤밥 한 사발에 힐끗힐끗 눈치를 반찬
으로 후르륵후르륵 기름진 국 한 대접 뚝딱 비우던,
아! 어제 같은 오늘이구나
저기 보릿고개 너머 얼씬거리는
일그러진 소싯적 초상이여
달밤이면 아직도 말갛게
둥싯 떠오르는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소싯적 쌀밥 고깃국 생각으로 친척집 제삿날 한밤중 10리 남짓 오가며 귀신과 숨바꼭질하며 밤을 지새우던 추억입니다
추운 날 더운 날 가릴 것 없이 허기를 달래던 생각들...무서운 귀신도 허기 앞에선 무력해지던...
그땐 왜 그리도 귀신이 많앗던지...
은영숙님의 댓글
김태운님
한참 젊으신 우리 아우 시인님도 보릿고개를 그토록 기억 하신다면
고개가 갸웃동 해 지는데요??!!
요즘 아이들이 뭐라 하는줄 압니까? 2차 대전시 또는 6.25때를 말 하면 대답 왈
라면이라도 붕어빵 혹떡이라도 먹지??!! 왜 굶어?! 보릿 고개 쑥 개떡 하면
웃긴다 합니다......
저기 보릿 고개 너머 얼씬거리는
일그러진 소싯적 초상이여//
아픈 추억 속에 떠 올려 보는 배고픈 시절의 우리 나라의
눈물을 보고 갑니다
아우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마자요, 우린 사실 보릿고개는 살짝 넘어서 형들에게 들은 얘기지만...
우리 때는 점심을 고구마나 범벅으로 한 끼를 때우던 시절이었죠
두 끼는 주로 보리밥 또는 조팝이엇지요
된장 냉국에 밥 말아 후르륵흐르륵...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