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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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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7회 작성일 16-05-07 23:56

본문

엄마의 시간

                창문바람

 


미래를 위해 떠났네.

모든 걸 남겨 두고 미래를 위해 떠났네.

내 마음대로 내린 결정이였음에도, 그대는 아무 말 없이 날 떠나보냈네.

 

냉장고 안엔 내가 방금 넣은 자몽에이드만이 온기를 유지했다.

 

현재를 위해 돌아왔네.

내 멋대로 다시 현재를 위해 돌아왔네.

난 구제불능에 막무가내였고, 모진 말을 해도, 그대는 그 때와 다름없이 날 반겨주었네.

 

냉장고 안은 내가 떠나던 날에서 멈춰있었다.

자몽에이드가 식은 것에 머리가 띵-해진다.

 

내가 없었던 엄마의 시간은 마치 멈춰 있었단 것 마냥

내가 돌아오자 흘러가는 것처럼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 것들로 점점 채워지는 냉장고, 따끈한 음식들이 올려져있는 가스렌지.

널어져 있는 나의 옷들.

마치 엄마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다시 움직이는 엄마의 시간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미운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는 것을.

나 하나 없다고 멈추었던 엄마의 시간이, 나 하나 돌아왔다고 다시 움직이는 엄마의 시간이,

너무 쓸쓸해서 울었고, 너무 따뜻해서 울었다.

 

사과를 해봤자 서로 슬퍼질 뿐이기에 사과는 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당신은 다 이해 할 테니까요.

그러니까, 어머니.

늘 이해해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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