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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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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3회 작성일 16-04-2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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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시골 길가에 자리한 중국집
잠시 자신의 삶을 멈춘 에어컨 앞에
오래전부터 짬밥을 가져가시는 아저씨가
고맙다며 가져다주신 포대 안에는
허리 아래를 댕강 잘린 파들이 우후죽순
서로 키를 재듯 비상구 같은 포대 윗부분을
기회를 노리기라도 하듯 쳐다본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기세로
몸뚱이 아래부분은 지금까지의 앙금이
한처럼 까맣게 맺혀 있다
생명줄을 잃은 파들이지만 하나같이
희망이라도 되는 듯 파 꽃망울을 가졌다
아무리 그들이 생을 이어 가려 몸부림을 쳐도
이곳에서는 흔한 부식 재료에 불과한지라
누구도 관심을 주는 법이 없다

그러함에도 그들은 실망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동정 같은 관심은 사치라는 것을 안다
오로지 그들의 신경은 꽃망울에 치우친다
모든 잎의 영양을 그곳으로 쏟는다
잿빛 미라가 되어 가는 희생도 감당하며
이곳에 온 지도 벌써 이틀째다
마치 곁으로 드러난 파의 자궁 같던 꽃망울
그 꽃망울을 감싸던 하얀 막이 터졌다
양수 터지듯 퍼지는 가는 꽃잎들
며칠의 고생이 보답 받는 순간
아쉽게도 결실을 보지 못해도 숭고한 순간
아무도 눈길을 주는 이 없다
짠한 마음에 매운 향기만 코를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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