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약 湯藥 제조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시] 탕약 湯藥 제조 / 시앙보르
에미 몸이
쇠작두에 잘린 백도라지 같구나
뿌리에 잎은 넣지 말거라
상처는 무엇으로 쓰다듬니
뿌리에 대궁은 뒤섞지 말거라
허리가 없으면 일어설 수가 없잖니
뿌리에 꽃을 던지지 말거라
쓴 약이 더 쓰구나
꽃과 꽃을 같이 삶지 말거라
질투는 너를 마비시킨단다
물은 물이면 된단다
새들이 마시는 약수는 가만 두거라
약탕기는 중불 약불도 싫다
바싹 졸을 때까장 절절 끓여다오
삼베 대신 치맛단으로 꾹꾹 짜거라
색 빠진 치맛단 버리지 말거라
네 아비 생각이 나는구나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그 탕약 제조는 아마도 우리 세대가 마지막이 될듯 합니다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는, 마지막 세대
저만 해도, 울 딸내미들 한테
나의 노후를 기대려는 마음.. 일체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걱정 안 끼치고 지닌 능력 한껏 발휘하며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랄 뿐
그나저나, 탕약의 내음이 애틋합니다 (콧날 시큰)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어 아닌데, 주말을 시큰하게 만들었군요.
따님이랑 관계가 없는데... 어르신 봉양까지 건들지 않았어요. >.< (따님들 보지 않게 해주셈.)
지가 불효자거든요. 탕약도 기운 빠진 엄니가 직접 쥐어짜시고요.
지가 짜면 약기운 떨어진다구... 내려가면 구수한 탕약은 뺏어먹고 올라오지요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지가 이따금, 내읽시에 허튼 감상글도 올리지만..
어쨌던, 시라는 건 일단 시인의 품을 떠나면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시인의 것은 아니죠
또한, 감상은 독자의 막강한(?) 권리
하여, 시인이 시 한 편 쓴다는 건 시의 운명을 결정짓는 무한책임이 따르는 일이기에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암튼, 제 부족한 시안으로는 글케 읽혀지더군요
넘, 나무라지 마셈
시앙보르님의 댓글
그냥 웃어보자고 적었습니다. 앞으로 농담은 <농담> 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무한책임'에 공감하면서 물러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