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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썽이다가 돌아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38회 작성일 16-04-01 22:15

본문

[시]   글썽이다가 돌아왔다
-------------------------------------------------------------
                                      시앙보르



갈 때는 모데라토,
올 때는 안단테,
저녁을 먹고 간만에 멀리까지 뜀박질을 했어

어둠을 대낮처럼 밝힌 골프장 아래,
한정식 갈비 굽는 냄새를 지나고
가로등조차 깨진 골목
현대정밀을 지나 무슨무슨 공업사와 용접 판금을 지나왔어

길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더라
저 골프장 불빛마저 이곳을 비켜갔나봐
깨진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서 노란 불빛이 꺼졌어
후즐그레한 어깨 하나가 공장문을 닫았어
저녁을 못 먹은 것처럼 보이더라
 
골목 끝 ,
보름달이 통채로 떨어진 듯 보였어
그 아래서 잠시 쉬기로 했지
서울 시내가 다 보이더라
공업사 쪽에서 어둔 기름 냄새만 흘러왔어

골프장에서 딱, 딱,
공들의 아우성이 들려왔어
스트레스가 달아나는 소리들 시원했어
너도 가끔 스크린 골프장에서 샷 하잖아

난 구경만 했는데도 날리는 월석에
한대 두대 석대, 계속 얻어맞았지
맞아, 자릴 잘못 잡은 거야
목련 꽃잎 손바닥이 보통 커야말이지
너무 아파서 눈물이 글썽글썽

집으로 올라갈 때 하얀 꽃무더기
얻어맞지 않으려 살금살금 비켜가는데
커다란 스티로폼이었어

이번 트라우마는 꽤 길어질 것 같아

추천0

댓글목록

한드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염려마세요.
이 시마을에 시앙보르님 좋아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이제.
그 글썽임이 금새 웃음으로 바뀔텐데요 뭐 ㅎ

시가 갈수록 기대되는...

한 밤에 좋은 작품 잘 감상하였습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만우절 농담으로 알겠습니다.

필드나 스크린 골프 안치시죠?  ( 지인이 스크린골프장을 해서리 시를 보면 관계가 쫑칠 듯 합니다 ^^)
오해가 없으시길 빕니다.

골프도 정당한 레저인데 제가 매도하는 듯 해서 계속 수정하려고 합니다.

사는 곳을 조금 벗어나면 실제 대비가 되는 그곳이 있습니다.
너무 쓸쓸하게 보여서 적었고요, 골프 즐기시는 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한드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고로,
사십 대 중반까정 골프를 꼴뿌로 까대던 한국직장인이었습니다.

여기 폭염의 인도에서 그나마 건강관리차 배운 게 골픕니다.
캐디피는 싸지만, 필드 관리는 수준대로 후진 곳이 대부분이지만
격한 운동을 못하기에
여하튼 골프 밖에는 한국사람들이 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제가 즐기니
그전에 고급 스포츠라고 사시미 눈으로 봤던 그 편견도 다
오비내고 변명하는 뭐 그런 거나 다름없었죠.
올해 들어서는 필드 나가는 횟수 많이 줄였습니다. 개인사업상 주말에 일이 늘어나서요. ㅎ

아무튼,
창작방 말고도 너무나도 넘쳐나시는 에너지
너무 너무 부럽습니다.

시마을의 트랜스포머는
시앙보르님이 아닌가 생각이듭니다.

목헌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질은 가려서 있나 봅니다
안단테처럼 걸어서 오신 그 길처럼 말입니다
왜 행복이라는 트라우마는 없는지..
아침 햇살처럼 그길에도 밝고 따듯함만 비추길...

책벌레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 때는 모데라토,
올 때는 안단테,
저녁을 먹고 간만에 멀리까지 뜀박질을 했어"

아름다운 언어 속에 봄이 녹아 있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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