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무진서원단 -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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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내가 지니지 못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산산히 뒤집혀지는 오욕(五慾) 충만의 나에게서
긴 한숨 같은 날마다의 호흡에서
이 검은 세상이 돋아내는 끔직한 소름에서
이제는 형식만 남은 사랑에서
걸핏하면 징징거리는 눈물에서
오래 전에 낡아버린 그리움에서
실신할 듯 견디어 내는 무미(無味)한 세월 속에서
고작 두려움이 없는 꿈이나 꾸는 시시(詩詩)함에서
나 때문에 불행해진 모든 사람들에게서
시린 뼈들이 잠자는 묘지의 꽃 같은 추억에서
생각할수록 너절한 쓰레기통 같은 나에게서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의 믿음에서
염치좋게 티 없는 자유를 탐(貪)하며,
살아온 어두운 힘
이제, 그만 놓게 하소서
- 안희선
* 煩惱無盡誓願斷 : 이 다함이 없는 번뇌를 끊게 하소서
해질 무렵의 기도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사는 동안은 내내 번뇌안에서 사는 것 같습니다
언제쯤 아무 생각없이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 있습니다
저도 이제 피는 꽃보다 벌써 지기 시작하는 목련이 더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 나이에 있어서 인 듯 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지는 꽃을 말할 나이..
근데, 시인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살아도 죽은 거 같은 저는 무얼 말해야 할지
서럽거든
맨발로 부서져라
살 올리는 구메구메
징징지잉 두드리고
살 벗는 구비구비
지잉지잉 부서져라
그러나 어찌하랴
휘어잡은 손목 시리도록 두드리고
온몸으로 부대끼며
겨끔내어 나눠가질수록
깊어가는 업장
.............
............
........
설움이거들랑
시퍼렇게 멍이 되어라
어둠이거들랑
칠흙같은 어둠이거라
- 權千鶴의 <징> 중에서
문득, 위의 구절이 떠올라
옮겨 보았네요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허영숙 시인님,
시앙보르님의 댓글
작년에 충격적인 '차학경'과 동거(?)를 좀 했었지요.
김용옥 (이하 돌), 돌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동양학'을 통해
우리 것을 되살리려는 정열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외국것에 많이 물들어서 나이를 먹다보니,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제가 프루스트나 니체나 요수아 헤셀이나 쿤데라 등등 심취할 때,
과연 그쪽 나라에서 우리 전통 동양학이나 우리 사상, 풍류, 해학에 과연 관심이나 보일까, 하는~~
그래서 편견을 버리고 돌을 유심히 발로 차는(?) 중입니다.
세간에서는 차학경님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거창한 수사를 붙였더군요.
본인은 답답했을 겁니다. 친박 비박처럼 편을 가른다는 건
사실 쫌생이들이 하는 짓거리죠. ^^;
죄송한 말씀이지만, 시인님의 글을 읽다보면
늘 머릿속에 차학경님이 떠오릅니다.
결이나 방향이 같아서는 아닙니다. 시인님도 누구의 '아류'는 아니니깐요.
어떤 치열한 정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졸다가 먹다가 수도하는 게 아니라,
목숨을 내걸고 한 점을 향해 질주하는 거겠죠.
사담이 길어졌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안한 밤 되시어요. ^^; (간만에 조깅, 아니고 뜀박질 좀 하고 왔더니 리플이 좀 길어졌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저에겐 너무 과분한 말씀을 주시네요
앞으론, (너에게 남은 짧은 시간이나마) 좀 글 같은 글을 써 보란
주문의 말씀으로 받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말 창작시방이야 말로,
앞으로 한국 시단을 이끌어 갈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기성 시단은 낡고 병들었다고 보기에)
- 남들이야, 뭐라고 하던간에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바라건데,
저 같은 낡은 것들을 제치시고
좋은 작품으로 견인차 역할을 해 주시면 한다는
귀한 말씀, 감사한 마음을 먼 곳에서 전합니다
- 얼마나 먼 곳이냐구요?
한국에서 대략 6,800 Km 쯤 되는 곳
고맙습니다
시앙보르 시인님,
문정완님의 댓글
그럴 다 놓아버리는 무슨 재미로 살아요 시인님 ㅎ
산다는 건 번뇌와 동거이죠 피할 수 없는. 없다는 즐겨야죠 앗 이런 무거운 분위기에서 ...요설 횡설...수설 ( 하하하)
안시인님 항상 건강하시길 바래요. 꾸벅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존경하는 시인님도 농담을 하실 때가... (웃음)
요즘, 전에 권하신 <아로니아>를 힘들게 구해서 먹고 있는데요
짱깨 (중국계 캐나디언) 주치의 말로는 오른 쪽 눈은 망막세포가 이미 괴사를 해서
별 효과는 없을 거란 맥 빠진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먹으려 합니다
문 시인님만 믿고.. (ㄸ, 웃음)
감사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눈이 안좋아서 윗 글처럼 돋보기 안끼면 오타칠갑 ㅎ
의사 말 믿지마세요 너무
아로니아 꾸준히 갈아서 하루 2번이상 드세요
그리고 명월초라는 것이 있어요 말 그대로 명을 이어주는 약초
재배도 간단해요 명월초 한포기를 구해서 가지를 꺾어
물컵에 꽂아두면 15일정도면 뿌리가 자라요 뿌리가 자라면 그걸 화분이나 적당한 곳에 옮겨 심어세요 그렇게 계속 번식을 시켜서 가지와 잎을 꺾어 생잎도 먹고 그늘에 좀
말려서 차로도 마시고 살짝 데쳐서 나물로도 먹고 콩잎 깻잎 담듯이 담아서도 먹고 해보세요 만병통치 이말 과장 같아도 먹어보면 안답니다 ㅎ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햇볕이 너무 심하게 들지 않는 약간 그늘 진 곳에 키우세요 저도 곧 재배할 것임 ㅎ 이거 먹고 무슨 병이든 효과 안 본 사람 없어요 아로니아 이것을 병행해보세요 키우는 즐거움도 있고요 ㅎ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제 눈가에 눈물 약간 비침.. (글구 보니, 참 오랜만에 눈물도 만나네요)
전 감정이 이미 오래 전에 化石化 된 줄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