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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食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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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05회 작성일 16-03-30 20:23

본문

식구(食口)

 

벌건 석쇠 위에 고기를 몇 점 올려 놓고

빈 집게로 주섬주섬 시간들을 모으고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만지는 아내의 손거울 속으로

까르르 웃으며 두 아이가 지나갔다

아이들이 사는 그곳은

모난 것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의 소소함이 전부(全部)인 공간

그냥 그저 그런 공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범할 수 없다 그곳은

내가 손마디를 꺾으며

툭툭 벌건 숯불을 두드리며

끝끝내 지켜내야 할 공간이다

 

저 아이들도 오르지 못할 나무를 만나고

지키지 못할 약속에 눈물을 흘릴 것이다

반쯤 감긴 눈으로 차가운 어둠이 들어서면

어둠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밤새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는

반쯤 감긴 눈 속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고봉으로 소복하게 담아 놓을 것이다

사는 게 모서리가 둥근 밥상에

한 식구(食口)로 들러 앉아

모시조개 같은 작은 입으로

저녁을 먹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저 아이들도 어느날 문득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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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영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 그게 전부라는 것을... 그게 결국 전부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되겠지, 곧... 참 인생 별것도 아닌것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았어...

카프카007님의 댓글

profile_image 카프카00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잔잔한 감동이 밀려듭니다
사는게 ~ 전부라는 것 !!!
평범한 것 같지만 진솔하고 담담해서 좋습니다
하지만 약간 진부한 표현과 만연체의 산문체가
전반적으로 시의 깊이를 떨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좋은 밤 되소서^^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식구는 이런 풍경이다라고 이 시가 정의를 내려주는군요
식구의 재발견이라고 하죠
시마을에서 같이 글쓰는 우리도 다 식구라는 생각 ^^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깨에 힘 빼라고....
선생님 맨날 그러셨죠~
예전엔 거대담론을 논하는 게 뭔가 특별해 보이고 그랬는데......
세상엔 풀한포기 보다 더 신비한 것도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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