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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8회 작성일 16-03-11 11:52

본문

장터/광나루

 

흔적들 녹아내리는 길 위에

주름진 거친 손

생명을 삶는 소리 요란하다

 

몸부림이 있었기에

굳은살의 애환 좌판 위에 열려 있다

오그라들고 곱아오는 손가락 어루만지며

등줄기 타고 흐르는 땀방울

허리를 꺾어 눈물 흐르게 한 결실 덩어리들

생명 거두는 쓰러짐을 치기 위해

거리 좌판에 앉아 주인을 기다린다

 

깎아주라고 더 달라고

안된다고 본전도 못된다고

그래도 웃으면서 흥정은 이어지고

바구니들 무거워져간다

 

엿판 위에서 춤추는 가위의 노래 쩌렁쩌렁 울리고

싸다고 외치는 소리

모락모락 김 올리며 구수한 냄새 풍기는

길은 좁아도 사람도 차도 하나 된

그러나 천천히 서로의 길을 내어주면서

장터의 시간은 흘러간다

 

이것저것 만지고 들여다보고

이집 저집 기웃거리다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니

세상이 온통 내 것이다

 

아무런 재주도 없으면서

삽질 한 번 재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귀한 것을 대하니 감사함이 저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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