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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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를 파며/광나루
누구나
무엇이든
역사가 되지 않는 것은 없다
죽어 있는 것이라고 하여
단순한 흙일뿐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은
그 하나하나가 이어져
싹이 되고
잎이 되고
꽃이 되며
열매가 되고
다시 새싹으로 다가온다
점 하나에 실려
선을 그어 모양을 만들고
박혀 있으면 박힌 대로
날아가면 날아간 대로
시간을 먹으면서 떠돌다
마침내 흙이 되어
생명의 발을 받들고
안식을 주는 터전과 양식을 주고
모난 돌멩이 감싸 안고
내리는 뿌리 다독이며
흐르는 물 잡아 하늘로 이어주고
맑은 공기 내리게 하여 숨길을 열어주고
위를 볼 수 있는 건
바닥 거기에 흙의 버팀이 있음이리
개구리 숨소리 아직 새근거리고
노란 새싹 엎드려 두런거리는
무색한 괭이자루 놀라 움츠리는데
조여 오는 시간
안식을 부르는 영혼의 고향
흙의 손짓이
나루를 건너온다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광나루 시인님의 나루, 수양버들 늘어질 때 '버들축제' 열리겠지요.
수면에 거꾸로 비칠 정경을 상상하다가 물러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