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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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거실문을 열자
아이들이 벗어 놓은 가방이
나란히 배를 보이고 있다
저녁을 먹으며 아내는
다 큰 것들이 정리를 안한다며
아이들을 나무랐지만
관룡사 목사자가
지나가는 바람을 그냥 흘려보내 듯
아내의 말들은 아이들의 귀에 닿지 못하고
거실을 빙빙 맴돌고만 있었다
이 모든 풍경들이 낯설지가 않았다
밤이 깊도록 나는
누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TV를 보았다
그 옛날 마루에 책가방을 던져 놓고
동구밖으로 뛰어나가던
그 놈이 돌아온 게 틀림없다
밥 먹으라고 동네이장님의 쉰 목소리가
나팔꽃 같은 둥근 확성기를 타고
아아~ 아아~
동네 구석구석 우리들을 찾으러 다닐 때까지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던
그 놈이 돌아온 게 틀림없다
그 많던 물웅덩이들을 첨벙첨벙
다 밟으며 먼 길을 돌아온 게 틀림 없다.
댓글목록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
그분이 오셨네 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초면에 댓글 죄송합니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옛날에 어머니께서 말 안듣는 내 등짝을 스매싱으로 한 대 올리면서 꼭 하시는 말씀~
"꼭 니같은 아들놈 키워봐라~"
그 말씀대로 된 모양입니다.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